삼성SDI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자동차용 34암페어(Ah) 배터리를 오는 9월부터 생산해 BMW에 양산 공급한다. 34Ah 배터리는 기존 26Ah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르면 연말부터 BMW가 생산하는 PHEV 차량의 항속거리 역시 비례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BMW 7시리즈. /BMW 제공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오는 9월부터 PHEV용 34Ah 배터리를 월 50만셀씩 양산해 BMW에 공급할 계획이다. PHEV 1대에는 총 96개의 셀이 들어간다. 50만셀은 PHEV 5000대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삼성SDI는 내년부터 34Ah 배터리 생산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BMW는 현재 풀사이즈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5’와 최고급 세단 7시리즈 ‘704e’ 등을 PHEV 모델로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 PHEV 전용 모델인 ‘i8’도 있다. 34Ah 배터리는 기존 26Ah 배터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기 때문에 향후 X5와 704e에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i8에는 20Ah 배터리가 적용돼 배터리 사이즈가 다르다.


BMW가 PHEV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것은 각 모델의 연비를 높이고, 전기차 모드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다. 


PHEV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배터리를 모두 갖췄다는 점은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비슷하지만, 외부 전원으로 충전까지 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내연기관 엔진을 끄면 기존 전기차처럼 배터리의 힘만으로도 주행할 수 있다. 


BMW 704e는 전기차 모드로 30마일(약 48km)을 주행할 수 있다. 올해 9월 34Ah 배터리로 업그레이드 될 경우, 전기차 모드 항속거리가 39마일(약 62km)까지 늘어날 수 있다.


삼성SDI로서는 34Ah 배터리 공급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배터리는 단일 셀 용량이 늘어날수록 배터리 제조업체의 마진이 늘어나는 구조다.


삼성SDI 관계자는 “그동안 BMW에 공급하던 26Ah 모델의 경우, 사실상 ‘제로(0) 마진’ 제품”이라며 “이 때문에 26Ah 모델의 용량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양측은 그동안 26Ah 배터리의 34Ah 업그레이드 시점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 왔다. 삼성SDI측은 하루라도 빨리 큰 용량의 배터리를 공급하길 원했고, BMW는 이 프로젝트를 내년으로 미뤄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9월부터 34Ah 배터리를 생산하더라도 BMW가 바로 이를 양산차에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제 새 배터리가 장착되는 것은 연말이나 내년 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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