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알파고를 개발하며 사용한 돈은 60조원입니다. 이제와서 경쟁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입니다.”


2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차량용 첨단센서 기술 시장 및 전장시스템 개발 기술 세미나’에서 이규택 투윈글로벌 플랫폼개발원 원장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국내업체들은 스마트센서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규택 원장은 최근 뜨고 있는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시스템을 사람의 몸으로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뇌 역할을 하는 클라우드컴퓨팅, 척추 역할을 하는 네트워킹장비, 말초신경역할을 하는 스마트센서를 필요로 한다”며 “클라우드컴퓨팅이나 네트워킹장비는 우리가 이미 뒤쳐진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미 경쟁이 어려운 두 분야를 빼고, 스마트센서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클라우드컴퓨팅은 고성능 프로세서를 뜻한다. 최근 거론되는 딥러닝, 빅데이터 등을 통해 자동차 내외부 상황을 확인하고 조정한다. 이 원장은 “국내에 큰 충격을 준 알파고를 개발하는데 구글이 사용한 돈은 60조원이었다”며 “한국 정부 내 모든 부처가 사용하는 1년 과학분야 연구개발 예산이 20조인데, 현실 상 정부 지원 등을 통해 개발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킹장비는 센서로부터 받아들인 데이터를 클라우드컴퓨팅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원장은 이 분야 역시 현재 우리에게 맞는 영역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한때 와이브로, LTE 등 장비를 만들어 앞선 적이 있었다”며 “현재는 중국의 화웨이가 더 저렴하고 좋은 장비를 만들어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말초신경 역할을 하는 센서는 다양한 장비의 상태를 감지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원장이 충분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분야다. 이규택 원장은 자율주행자동차 연구에 다양한 센서가 들어가는 이유가 사람의 행동을 알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핸들을 돌리면 차량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지 알 수 있는 감이 있다”며 “로봇은 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센서를 가져다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센서는 지능이 필요해졌다. 이는 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원장은 이를 센서를 부착한 공장의 서버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만약 온도 센서를 붙인 공장 관리 서버에 센서가 1초에 한번씩 온도를 전달한다고 가정하면 서버는 각 센서들이 보내는 모든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해야 한다. 최적온도 24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계속 확인하게 된다. 서버의 부담은 굉장히 커진다.

반면 센서가 최적온도 24도에서 2도 내외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지 않을 때만 서버에 데이터를 제공한다면 서버의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서버는 1분에 한번씩만 센서에 데이터를 보내 센서가 정상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만 확인하면 된다.

이규택 원장은 “작은 지능이지만 가벼운 프로세서 운영자(OS)가 필요한 작업”이라며 경쟁력이 있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센서 사용으로 센서 단가는 오르겠지만 전체 시스템 비용은 크게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1000원이었던 기존 센서에 비해 스마트 센서가 2000원이라고 가정하면 100개의 센서를 사용할 때 10만원이 추가로 지출된다. 그러나 이 덕분에 1억원짜리 고용량 서버를 100만원짜리 서버로 바꾸게 된다면 전체 시스템 구축 비용은 크게 감소한다.

이규택 투윈글로벌 플랫폼개발원 원장이 강연 중이다.

이 원장은 “자동차건 공장이건 인공지능을 위해 무거운 알파고를 싣고 다닐 순 없다”며 “스마트 센서 산업을 준비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능력도 함께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