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재⋅부품 업체들이 나노 기술을 앞세워 미래형 자동차 시장 선점에 나섰다. 기존 자동차에 들어가던 소재⋅부품에 나노 기술을 가미해 효율은 높이고, 가격은 낮췄다.

1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2017’에는 미래 자동차를 위한 부품들이 전시됐다. 운전자 편의를 높이는 제품 외에도 차체 제작 생산성을 높이는 제품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소재⋅부품 업체들이 나노 기술을 가미한 제품을 선보이며 미래형 자동차 시장 선점에 나섰다.

차량용 소재 중 가장 많은 눈에 띈 제품은 탄소 나노 소재를 활용한 발열 필름(이하 탄소 발열 필름)이다. 탄소 발열필름은 전기가 통하면 필름 내 전극을 통해 열이 발생한다. 그동안 은 소재가 많이 들어가 가격이 높았다. 이번에 업체들이 전시한 제품은 은 소재를 탄소 나노 소재로 대체해 소재 가격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열 전도가 균일하고 전력효율도 두배 이상 높다.

누리비스타는 탄소 발열 필름을 적용한 사이드미러를 내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사이드미러에 발열 필름을 적용하면 눈⋅비가 와도 깨끗하게 사이드미러를 사용할 수 있다. 박성실 누리비스타 나노신소재사업부 부장은 “현재 자동차 업체와 인증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고객사들의 인증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자부품연구원은 탄소 발열 필름을 조향장치(스티어링 휠)에 적용했다. 조향장치에 적용한 탄소 발열 필름은 겨울철 차가워진 표면을 데워주는 역할이다. 기존 열선 방식 대비 빨리 조향장치를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이 밖에 9V의 저전압에서도 발열이 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탄소 발열 필름을 시연했다.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탄소 발열 필름은 최근 업체들과 함께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며 “개발 업체 외에도 3~4곳의 업체가 이 기술의 이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운전석에 사용하는 탄소 발열 필름을 전시했다. 이 역시 기존 자동차에 적용된 열선식 발열 장치를 대체한 것이다.

LG화학은 또 탄소나노튜브(CNT)를 배터리 양극재 도전재로 사용한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개했다. CNT를 양극 도전재로 사용할 경우 카본블랙을 도전재로 사용한 기존 배터리보다 충방전 수명이 늘어난다. 기존 도전재보다 공간도 덜 차지하기 때문에 양극 활물질을 더 많이 넣어 에너지밀도를 올릴 수도 있다. LG화학은 지금까지 CNT를 도전재로 활용한 소형전지를 먼저 만들어왔다.

이외에도 플라스틱 수지인 ABS에 CNT를 섞은 자동차용 부품 소재를 함께 공개했다. LG화학에서 공개한 이 소재는 구성 성분은 같지만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하나는 라이다센서를 장착할 때 사용하는 차폐 부품이다. 라이다와 다른 전자부품 간 간섭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전자파를 차단한다.

또 하나는 차량용 외장재다. 기존 차량용 외장재는 도색을 하는 과정에서 프라이머(primer)라는 소재를 도포한다. 도색 스프레이를 균일하게 뿌리려면 외장재에 전기가 통하게 만들어야 한다. ABS소재는 전기가 통하지 않아 프라이머를 도포해 전기가 통하도록 만든다. LG화학이 공재한 외장소재는 전기가 통하는 ABS소재이기 때문에 프라이머 도포과정을 생략하고 도색재를 균일하게 도포할 수 있다.

LG부스에서 관계자가 LG화학의 나노 소재 제품을 설명 중이다.

차폐기능을 가진 흡음재도 전시됐다. 자동차용 흡음재와 차음재를 제작하는 익성은 기존 흡음 소재(PP, PET)에 은소재를 같이 방사해 차폐기능을 가진 흡음재를 개발했다. 김재삼 익성 연구개발2팀 연구원은 “차폐흡음재는 전기차 시대를 염두하고 개발한 제품”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커지며 동시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400개 업체가 참여한 나노코리아2017은 지난 12일 개막해 14일까지 3일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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