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원하는 전기차 적정 주행거리는 350~400km입니다. 물론 이보다 주행거리가 길다면 좋겠지만 수요조사 상 임계점은 이 정도 거리입니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 SNE리서치 차세대 전지세미나’에서 오동구 삼성SDI 중대형전지 마케팅그룹 부장은 ‘차세대 중대형 배터리 개발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 부장은 실제 전기차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사실 차량을 쓰는 사람들은 주로 하루 40~50km를 운전하지만 소비자들은 최소 300km이상을 가는 전기차가 있어야 구매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 부장은 “충전소를 찾는 일이 소비자에게 귀찮고 싫은 일이 됐다”며 “업계는 배터리 에너지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방식에 대해 오동구 부장은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미 잘 알려진 양극재 니켈함량 증가 연구 이외에도 음극재에서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 부장은 “음극재로 사용중인 흑연이 수용할 수 있는 리튬이온 양은 한계가 있다”라며 “업계는 음극재로 실리콘을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흑연 소재 음극재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밀도가 한계에 가까워져 새로운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음극재의 에너지밀도가 한계에 도달하면 양극재를 수용할 수 있는 양도 제한된다.

실리콘을 음극재로 사용하면 에너지밀도는 기존 인조흑연보다 약 3배 높아진다. 그러나 충방전 중 실리콘 음극재가 부풀어오르는데, 이 과정에서 배터리 수명이 급격히 줄어든다. 이 때문에 현재 업계는 기존 흑연에 실리콘을 5%가량 섞은 음극재를 사용한다. 배터리 업계는 향후 흑연 대신 실리콘을 사용한 음극재를 만들기 위해 나노 크기 실리콘을 탄소 소재로 코팅해 팽창을 막는 방법 등을 연구 중이다.

전기자동차의 구매 수용 가능 가격은 내연기관차 대비 120~130%일 것으로 전망했다. 오 부장은 “전기차는 브레이크 패드∙엔진오일∙미션오일 등이 필요 없어 비용 절감에서 강점이 있다”라며 “다만 이 가격을 맞추기 위해 배터리 업체는 1L당 750Wh의 에너지밀도, 배터리팩 가격 6000달러 이하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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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구 삼성SDI 중대형전지 마케팅그룹 부장이 차세대 중대형 배터리 개발항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SNE리서치)

 

그는 배터리 가격 하락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동구 부장은 “소재교체 외에도 전기차 프로젝트 자체가 대규모로 바뀌며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 하락 요인이 된다”라며 “특히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전기차 외에도 다양한 배터리사업 진출을 통한 판매력을 가지고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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