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전기차 업체는 1시간당 150kW 수준의 급속충전 기술을 개발중입니다. 이 속도로 전기차 1만대를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원자력 발전소 1대가 발전하는 양의 전기가 필요합니다.”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7 SNE리서치 차세대전지세미나’에서 임철호 현대자동차 환경기술센터 팀장은 수소전기차 개발동향에 대해 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자동차를 양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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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호 현대자동차 환경기술센터 팀장이 수소전기차 개발동향에 대해 강연을 진행 중이다.


임 팀장은 배터리 탑재로 중량을 늘리면서까지 전기차가 장거리 운행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급속충전으로 인한 전력소모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한 전기차 업체의 급속충전 동향을 언급하며 자동차 1만대 충전에 원자력 발전소 1기 용량이 들어간다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임철호 팀장은 휘발유차와 경유차와의 관계를 비유로 들며 전기차⋅수소차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전기차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를 더 많이 싣고 있다”며 “차량 중량과 가격은 그만큼 오른다”고 말했다.

 

새정부들어 대두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는 수요 공급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철호 팀장은 “신재생 에너지의 문제는 원하는 시점의 전기 수요 및 공급을 적절하게 맞춰줄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필요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배터리밖에 없는데 잉여 전력을 모두 저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이런 전력 수급 한계 해결책으로 수소가 대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철호 팀장은 “독일은 전력수요를 예측해 잉여전력을 수소로 저장했다가 사용하자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굳이 수소를 변형한 배터리 충전이 필요하냐는 공격을 많이 받는데 에너지 공급을 맞추기 위해서는 필요한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수소차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충전 인프라와 안전문제다. 수소차 충전소는 1개소를 만드는 데 약 2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와 접촉하면 폭발하는 수소의 특성은 사업 초기부터 제기됐다.

임철호 팀장은 정부에서 수소 충전소 구축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부는 2020년까지 수소충전소 40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국토부는 폐쇄된 고속도로 요금소를 휴게소로 전환하며 수소충전소를 같이 짓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현대차에서 연구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총에 맞거나 공중에서 떨어져도 폭발하지 않는 수소차 모습이 나왔다. 임 팀장은 “수소차는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물이 생성돼 영하에서 얼 수 있는 등 온도에 민감하다”며 “현대자동차는 영하 40도 지역에서 수소차 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남은 과제로 가격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2025년까지 연료전지시스템 가격을 현재 수소차 엔진 가격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는 내년 출시될 2세대 수소차 투싼이 연 평균 3800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며 수소 인프라 우려에도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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