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발트 거래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 전망과 코발트 주산지인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 내 불안정한 상황을 노린 헤지펀드들 때문이다. 매점매석(買占賣惜)을 통해 막대한 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들의 계획은 아직까진 성공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향후 시장 상황에 따른 변수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발트 가격 급상승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해외 헤지펀드들의 코발트 사재기다. 이들은 코발트 약 6000톤을 매입해 코발트 가격 폭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들은 전기자동차 생산량 증가에 따라 코발트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13일 조달청 국제물자국 자료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 코발트 국제 거래가는 12일 기준(현지시각) 1톤당 6만914달러(한화 약 6914만원)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코발트 가격을 측정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고가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코발트 가격 변동 사항. 2009년 5월자료까지는 코발트 99.6%을, 이후부터는 코발트99.8% 거래가를 기준으로 함.

그러나 수요증가 외에도 헤지펀드들이 노리는 변수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민주콩고의 내부 사정이다. 민주콩고는 전 세계 코발트 매장량 1위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6년 생산된 코발트 중 54%는 민주콩고에서 나왔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들은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수요 증가 기대와 동시에 불안정한 민주콩고 정세로 공급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 중 정치적인 이유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08년에도 민주콩고 내전 탓에 광물 생산량이 줄면서 코발트 거래가가 1톤당 11만1334달러까지 폭등한 전례가 있다. 이 밖에 정부차원의 생산량조절이 있었다. 주 콩고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관계자는 “민주콩고는 비정기적으로 다양한 광물, 농축광물질에 대한 수출제한정책을 시행해왔다”며 “2008년 5월에도 코발트 매장지역 내 공정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코발트 원석 및 농축물질에 대한 수출제한정책이 시행됐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콩고는 조제프 카빌라 현 대통령의 집권연장 반대 시위와 유혈진압이 진행 중이다. 2월에는 추가로 야당 지도자가 사망하며 불안 요소가 증가했다. 여기에 민주콩고 정부가 자체적으로 지난해부터 코발트생산량을 약 5% 감축했다. 장기간 지속된 코발트가격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다. 2009년 이후 8년동안 광물 가격이 하락해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한 헤지펀드들의 제테크가 계획대로 성공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단기적으로 민주콩고 내 코발트 공급량 확대가 예상된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희유금속 월간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민주콩고에서 2015년 9월부터 가동 중단한 카탕가 광산이 곧 가동 재개된다. 이 광산은 원광처리 시스템 개선을 위해 18개월간 가동 중단됐다. 가동 재개 후 카탕가 광산 연간 코발트 생산량은 금속기준 2만2000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기준 카탕가 광산 코발트 생산량은 1만7200톤이다.

S&P글로벌마킷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 1위 코발트 생산지인 민주콩고 문탄다 광산 연간 생산량은 1만6500톤, 세계점유율 18.3%이다. 카탕가 광산이 예정대로 재가동 될 경우, 헤지펀드들이 꾸준히 코발트를 매입해 1만톤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공급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발트가 들어가는 삼성SDI 자동차용 NCM배터리(사진-삼성SDI)

장기적으로는 수요 최소화 작업이 이뤄진다. 배터리 업체들은 자동차용 배터리 중 가장 많은 코발트를 사용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배터리에서 코발트의 비중을 줄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양극활물질에서 20~30%를 차지하는 코발트 비중을 10%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는 배터리 내 희소 금속이 대체될 것을 예상했다. BNEF는 2030년까지 배터리팩 생산량을 감안하면 세계 코발트 매장량 4%가 필요하지만, 이후에는 새로운 물질들이 배터리에 들어가 배터리팩이 가볍고 작아지며 저렴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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