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출시된 8종은 모두 OLED에만 적용

‘비보 V11 프로, 화웨이 메이트 RS, 샤오미 미8 익스플로러, 오포 R17…’

이상 스마트폰의 공통점은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FOD)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기기 외부에 따로 지문인식 센서 없이 화면 위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곧바로 스마트폰이 잠금해제된다.

이들 기기는 또 공통적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최근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OLED와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를 제각각 채용하는 추세이나, FOD 스마트폰 만큼은 예외 없이 OLED 일색이다.

구딕스가 개발한 광학식 FOD 솔루션. /구딕스 제공
구딕스가 개발한 광학식 FOD 솔루션. /구딕스 제공

이들 뿐만이 아니다. 위에 언급된 스마트폰 4종을 포함해 현재까지 FOD를 지원하는 총 8종의 스마트폰은 모두 동일하게 OLED를 디스플레이로 적용했다. 내년 초 출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S10(가칭)’은 두 말할 것도 없다.

 

OLED에 특화된 FOD, LCD에 장착 못해

 

FOD 스마트폰들이 공통적으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상용화된 FOD 기술은 LTPS LCD보다 OLED에 적용하기 훨씬 수월하다.

퀄컴(칩)과 오필름(모듈)이 역할을 분담해 생산하는 초음파식 FOD는 디스플레이 두께가 감도에 영향을 미친다. 초음파 신호가 디스플레이 기자재들을 매질 삼아 이동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두께가 너무 두꺼우면 초음파 신호가 점차 희미해져 지문 패턴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없다.

이미 상용화 된 디스플레이 중 가장 얇은 제품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와이옥타(Y-OCTA)’ OLED 패널이다. 와이옥타 OLED는 터치스크린 구현을 위한 필름 1장이 빠지기 때문에 총 두께가 150마이크로미터(μm) 정도에 불과하다. 필름형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OLED 두께가 295μm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다.

그러나 150μm 두께도 초음파 신호를 깨끗하게 통과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듈 뒷면을 일부 깎아낸다. OLED 패널의 가장 뒷면은 유색 폴리이미드(PI) 필름인데, 이를 깎아낸 자리에 초음파 송수신 모듈을 부착하는 것이다. 초음파 신호는 100μm 이하 두께에서 가장 감도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비보가 출시한 'V11'. FOD 기술이 탑재돼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구현했다. /비보 제공
중국 비보가 출시한 'V11'. FOD 기술이 탑재돼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구현했다. /비보 제공

LCD에 초음파식 FOD를 적용하기 어려운 것은 그 두께 때문이다. LCD는 광원 역할을 해주는 백라이트유닛(BLU)에서 빛을 방사해줘야 하는데, BLU 내부는 도광판⋅프리즘시트⋅반사시트 등이 여러장 겹쳐져 있다. 이 때문에 LCD 모듈 전체의 두께는 아무리 얇게 만들어도 1㎜(1000μm) 이내로 줄이기 어렵다. 지금보다 10분의 1 이하로 모듈 두께를 줄여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삼성전자가 내년 ‘갤럭시A’ 시리즈에 적용할 광학식 FOD는 두께보다는 광 투과성에 민감하다. 디스플레이에서 쏘아준 빛이 손가락 끝 지문에 맞고 반사되면, 이를 흡수해 읽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전면발광(Top emission) 구조의 OLED는 양극(Anode)에 투명한 인듐주석산화물(ITO)이 사용되고, 음극(Cathode)은 알루미늄 등의 금속이 사용된다. 음극을 얇게 만들면 광투과율이 60%에 이른다. 따라서 OLED 모듈 뒷면에 센서를 삽입해도, 지문에 맞고 반사된 OLED 빛을 읽어낼 수 있다.

그러나 LCD는 컬러필터와 편광판 등 빛의 밝기를 저해하는 자재들이 켜켜이 적층된 구조다. 컬러필터는 백색 빛을 적색⋅청색⋅녹색으로 구분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특정 색상의 빛을 제외한 부분은 자체적으로 흡수해버린다. 따라서 컬러필터를 한 번 통과하면 빛의 밝기가 절반으로 떨어진다.

편광판 역시 대표적으로 빛 밝기를 저해하는 자재다. LCD에는 2장씩 들어간다. 편광판은 빛의 진동 방향을 특정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과정에서 빛의 밝기가 50% 가량 줄어든다.

LCD와 OLED구조 차이. 'POL'은 편광판을 뜻한다. /LG디스플레이 블로그
LCD와 OLED구조 차이. 'POL'은 편광판을 뜻한다. /LG디스플레이 블로그

따라서 LCD 뒷면에 광학 센서를 삽입한다고 해도 지문에 맞고 반사된 빛이 재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미 BLU에서 나온 빛이 지문에 닿을때 50% 이하로 휘도가 떨어져 있는데, 이 빛이 다시 센서까지 도달하면 재차 50% 이하로 휘도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OLED 역시 편광판이 쓰이지만, 1장만 사용되기 때문에 LCD 보다는 광투과율이 높다.

 

2019년 FOD 스마트폰 1억대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향후 FOD 기능이 일반화되면,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에 무게중심이 실릴 수 밖에 없다. 정전식 등 LCD에 적용될 수도 있는 신기술이 나올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OLED가 이미 올해부터 FOD 스마트폰 시장을 평정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FOD 솔루션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하량은 최소 900만대, 내년에는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비보⋅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시장을 이끌며 향후 3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OLED 진영에서 초음파 방식과 광학식을 양산 적용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면, 내년 이후 LCD 진영에서 이를 따라 잡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FOD 스마트폰 시장 전망. /IHS마킷 제공
FOD 스마트폰 시장 전망. /IHS마킷 제공

업계 관계자는 “LCD에서 구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노치 디자인은 불완전하게나마 따라하는 데 성공했다”며 “FOD를 LCD에 구현할 수 있느냐에 따라 향후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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