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서 매주 기업들 소식이 쏟아져 나옵니다. KIPOST는 다양한 전자 제조 관련 기업들의 사업 전략과 수행 실적을 엿볼 수 있는 정보들을 일주일간 한 데 모아 제공합니다.
그동안 옥사이드 방식으로 중지가 모아진 8.6세대 OLED 투자 방향에서 다소간 변화의 기미가 감지된다. 일찌감치 투자를 확정한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BOE는 LTPO(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 기술까지 포함해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기존처럼 옥사이드 방식으로 굳어지냐, LTPO로 전환되느냐에 따라 레이저 장비 업계 희비도 엇갈릴 수 있기에 관심이 모인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 M15에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라인을 신설한다. 그동안 낸드플래시 생산 기지로 활용되던 청주 캠퍼스에 D램 제품군이 들어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좀처럼 시황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낸드플래시 투자 속도를 늦추는 대신, 수요가 급증한 HBM 시장에 재빨리 대응하기 위한 변칙 전략이다.
LG화학이 LG디스플레이가 새로 구성하는 스마트폰용 OLED 유기재료 세트에 중수소 치환 방식의 녹색 호스트 재료를 공급한다. LG화학은 기존 세대까지 유기재료 공급사 선정 경쟁에서 크게 밀렸으나, 최근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디스플레이 향 재료까지 다수 공급하면서 부활 작업에 나서고 있다.
버슘머티리얼즈코리아가 일본 트리케미칼(TCLC)이 보유한 하프늄 관련 특허 무효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하프늄은 D램 커패시터나 메탈게이트 끝에 절연막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하이케이(High-K, 고유전율) 재료다. 미세공정 발전에 따라 기존 지르코늄에서 하프늄으로의 기술 진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TCLC가 관련 특허가 워낙 강고한 탓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단일 공급사로부터 하프늄을 공급받고 있다.
미국 반도체 OSAT(외주패키지테스트) 앰코테크놀로지가 CoWoS(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CoWoS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2.5D 방식으로 엮을 수 있는 기술로, 최근 AI(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에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KIPOST 2023년 6월 6일자 참조). 앰코는 TSMC 자체 생산능력을 제외하고 CoWoS 패키지를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지난해 무산됐다 올해 극적 성사된 삼성전자의 LG디스플레이 TV용 WOLED 도입 프로젝트가 내년에 확대되기 힘들 전망이다. 올해 83인치에 이어 77인치, 내년에 TV 시장 주력인 65⋅55인치로 확산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로서는 부정적 기류가 팽배하다. 무엇보다 65⋅55인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라인의 주력 생산 모델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일부 반도체 업종 주가가 크게 반등했지만 실물 경기로까지 전이되지는 못했다. 특히 올 들어 설비투자 금액을 크게 줄인 SK하이닉스 향 장비 협력사들은 전년 대비 크기 빠진 실적에 신음하고 있다.삼성전자가 메모리 설비투자 부족분을 파운드리 투자를 통해 만회하는 반면, 메모리 비중이 절대적인 SK하이닉스는 시황이 살아나지 않으면 내년 투자 재개를 기대하기 어렵다.
애플이 최근 선보인 공간 컴퓨팅 기기 ‘비전프로’는 향후 저변 확대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OLEDoS(OLED on Silicon) 수급 안정화다. 비전프로에 탑재되는 다른 소재⋅부품들 공급능력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데 비해 OLEDoS 만큼은 협력사 소니의 제한적인 공급량에 의존해야 한다.
(주)두산 전자BG 시절부터 삼성디스플레이 핵심 협력사였던 솔루스첨단소재가 최신 유기재료 세트 선정에서 입지가 크게 축소됐다. 사실상 독점력을 구가했던 aETL(정공방어층) 소재 포지션에서 LG화학에 크게 밀린 탓에 시장을 내어주게 된 것이다. 최근 솔루스첨단소재는 2차전지용 동박 사업에 주력하면서 다시 LG화학을 제치고 aETL 물량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마이크론⋅SK하이닉스에 이어 1위 삼성전자도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감산폭을 확대한다. HBM(고대역메모리)으로 돌파구를 찾은 D램과 달리, 좀처럼 활로가 보이지 않는 낸드플래시 중심으로 감산을 늘릴 예정이다. 메모리 업계는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 합병을 통해 공급사 수가 줄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단기에 해법이 나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에서 각종 원소재를 추출하는 공정은 건식(Pyrometallurgy)과 습식(Hydrometallurgy) 모두 환경 측면에서 단점이 적지 않다. 건식은 고로 운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되고, 습식은 화학 용액을 쓰는 만큼 오폐수 배출이 많다. 환경 오염 저감 차원에서 육성된 배터리 및 배터리 재활용 산업에서 역설적으로 이산화탄소와 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셈이다.
최근 커넥티드카 업계 화두는 테슬라 ‘FSD’의 솔루션화다. 기존에 테슬라 전기차만을 위해 사용됐던 FSD를 다른 OEM(완성차업체)에 개방하겠다는 게 테슬라의 방침이다. 아직 성사 여부가 불분명하지만, 실제 타 OEM이 FSD를 채택한다면 스마트폰 산업에서 퀄컴과 안드로이드 연합이 탄생하는 것에 비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10나노급 4세대 D램(D1a) 생산에 사용하는 EUV(극자외선) 레이어를 기존 ArF(불화아르곤)-이머전(i)기술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당 기간 EUV 장비 반입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의 테크 마이그레이션을 위해서다. 공정 복잡도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EUV를 도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리사 수 AMD CEO(최고경영자)가 대만을 방문해 TSMC⋅페가트론 등 AI 반도체 및 서버 공급망을 점검하고 있다. AMD는 엔비디아를 제외하면, AI 서버에 들어가는 외장형 GPU를 의미 있는 규모로 양산하는 유일한 회사다. 최근 TSMC의 CoWoS(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 패키지 기술이 AI 반도체 양산의 병목으로 작용함에 따라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의 리튬 가격 하락이 LFP(인튬인산철) 배터리의 재활용 경제성을 희석할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사용 후 배터리를 재처리하는 비용은 삼원계 배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비해, 이를 통해 얻어지는 금속의 값어치는 LFP 쪽이 크게 떨어지는 탓이다. 유럽이 OEM(완성차업체)으로 하여금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도록 강제한 규정이 발효되면서 LFP 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